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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 도시론, 도시 이론

도시사회학의 고전이론과 도시생태학

by 쿠유앱 2021. 11. 17.

도시사회학의 고전이론과 도시생태학

도시사회학의 고전이론과 도시생태학
도시사회학의 고전이론과 도시생태학

우리가 인류문명사 속에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존재했던 농경시대의 도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동서양의 농경시대에 존재했던 도시가 어떤 면에서 비슷하지만 또 어떤 면에서 다른가? 이런 내용에 대해서 아주 개괄적으로 살펴봤는데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업혁명 이후에 나타난 근현대 도시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이론적 관점들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전통시대에서 근대사회로의 변화, 그러니까 전근대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변화라는 것이 바로 이 근대도시의 탄생과 함께 나타나게 되는데요. 그래서 근대도시가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다른 인간사회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해서 가장 최초로 전면적인 연구를 한 사람들이 도시사회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도시사회학이라는 것이, 그러니까 도시를 대상으로 한 사회학적 연구라는 것이 전면적으로 나타난 것은 상당히 뒤의 일이고요.

‘유럽에서 도대체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이후에 나타난 사회적 변화가 어떠한 성격을 띠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이전에는 사실 '유럽에서 도대체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이후에 나타난 사회적 변화가 어떠한 성격을 띠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아주 거창한 질문에 대한 연구를 한 사상가들이 먼저 등장했죠. 그 중에 대표적인 세 사람의 사상가를 들자면, 일반적으로 사회학에서 고전사회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 에밀 뒤르켐 이렇게 세 사람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이 특화된 어떤 도시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러나 말하자면 산업혁명 이후에 새롭게 나타난 인간사회 조직의 출현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그게 결국은 도시사회에 대한 연구가 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 것이죠.

칼 마르크스의 의견

이 세 사람의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만 소개를 해보자면, 우선 첫 번째로 칼 마르크스는 잘 아시다시피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이죠. 앞서 제가 설명 드린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동지이자 친구이기도 했고, 산업혁명 이후에 자본주의적인 산업도시에서의 노동자 착취에 대해서 '착취관계가 없는 계급투쟁을 통해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새로운 이상사회를 만들자'는 공산주의적인 구호를 내걸고 결국 과학적 마르크스주의,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것을 만들어낸 인물입니다만,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근대사회로 가는 사회변동의 제일 중요한 측면이 역시 계급투쟁이고, 그 계급투쟁이라는 것은 인류 집단 간에 결국 물질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두 개의 계급이 나뉠 수밖에 없고, 그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간의 갈등의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 그리고 그게 이루어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생산관계의 변화, 경제적인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서 기계제 대공업이 나타나게 되고, 기계제 대공업이 나타나면 자본의 규모도 커지고, 그 자본에 고용되는 노동자의 규모도 커지고, 점점 경쟁이 격화되면 격화될수록 기계문명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산성은 점점 더 발전하고 생산의 자동화는 진행되지만, 실업자가 더 늘어나고 기계로 대체되는 일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변화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가 그 자체 내에서 결국은 어떻게 보면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사회주의 내지는 미래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해갈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이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었고요.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 문명이 새롭게 등장해서 자본주의적인 인간관계, 사회관계를 만들어내는 장이 되는 것이 현대산업도시라고 바라본 것이 마르크스의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굉장히 이런 경제 중심적인, 물질주의적인 관점에서 사회 기본원리를 설명하려고 했다면, 막스 베버라는 인물은 사실 마르크스주의적인 지향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관점에 서서 근대사회로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베버의 근대화에 대한 의견

베버에게 있어서 근대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한마디로 얘기하면 합리화라고 얘기하는데요. 여기서 합리성이라는 것은 뭐냐 하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행동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가용한 수단을 동원하게끔 인간의 판단이 합리적으로 된다는 것이고요. 그런 합리적인 행위들이 모여서 사회 전체가 합리화되는 과정, 이게 근대화라고 보는 건데요. 그래서 베버의 제일 초창기 질문이 '자본주의가 왜 서구에서 발전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까? 베버의 초기 작품에서 결국 말하자면 더 생산성이 크고 더 규모가 큰 그리고 더 안정된 정치적인 통치체제를 혹은 사회질서를 갖고 있었던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에서 자본주의가 먼저 발전하지 않고 왜 거기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오히려 후진적이었던 유럽에서 먼저 자본주의가 발전해서 결국 유럽의 문명이 전 세계를 석권하게 되었는가? 이게 베버가 처음 던진 질문이죠.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칼 마르크스라면 그것을 당연히 생산관계의 변화, 경제적인 생산양식의 변화를 통해서 그 차이를 설명했을 텐데, 막스 베버는 그게 아니라 예를 들면 동아시아의 유교나 인도의 힌두교나 이런 문명권과 다른, 이런 종교적인 생활 윤리와 다른 유럽 기독교 내부에서의 규범 변화에서 결국 새로운 자본가 정신이라는 게 나타나게 되었다고 얘기를 하죠. 아주 간단하게 설명 드리자면 과거에 카톨릭이 지배하던 시대에 기독교에서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라고 해서 부를 축적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 했다면, 사실 그걸 빌미로 해서 많은 성직자들이 나중에 중세 말기에는 타락해서 부자들에게 면죄부를 판매해서 그 대가로 상당히 많은 부를 축적하는 부패한 면죄부 장사를 대놓고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부패하고 타락한 교권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독일에서 루터나 프랑스에서 칼뱅 같은 인물들이 나타나서 이제 새로운 개혁 종교로서의 개신교. 그게 protestantism이죠? protestantism을 만들어내는데, 거기서는 부를 축적하는 것 자체가 절대로 죄악이 아니고 정당한 방식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직업적 소명에 충실하게 일하고 근검절약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당연히 정당한 것이라는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고, 그런 protestant 윤리가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그걸 공유한 도시민들이 일종의 오늘날 말하는 기업가정신이라는 게 바탕이 되어서 유럽의 모험적인 자본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고 설명을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주의에서 사회 변동, 역사적인 변동을 굉장히 물질적인 기술혁명이나 경제적인 관계의 변화 측면에 주목해서 본다면, 막스 베버는 훨씬 더 사람들 정신세계의 변화, 행위 동기의 변화에 중심을 놓고 보는 거고요. 그런 형태의 기업가정신을 가진 개개인들이 그리고 그런 교권의 비합리적인 신성성을 독점하고 있는 교회로부터 벗어난 합리적인 신앙을 갖는 개개인들이 확산되면서 자유로운 관계를 맺는 시민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곧 근대도시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인간사회가 합리화된다고 본 것이 막스 베버의 관점이죠. 물론 막스 베버는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니고 결국 그 합리성이 나중에 오히려 비합리성을 초래한다는 역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합니다. 근대사회라는 것이 어떤 면에서 보면 합리성의 수단과 목적의 전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근대사회에 대한 복합적인 진단으로 나아가긴 합니다만, 어쨌든 적어도 그런 관점에서 굉장히 마르크스주의와는 다른 인간의 동기 그리고 개인적인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한 통찰력이 굉장히 중시되는 관점을 취했다고 볼 수 있고요.

에밀 뒤르켐의 사회화, 도시화에 대한 의견

그다음에 세 번째로 에밀 뒤르켐이라는 인물은 이미 제가 앞서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일종의 전통시대의 기계적인 유대, 기계적인 연대에서 현대도시가 되면 유기적인 연대로 바뀐다고 보면서 그 연대성을 규율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규제하는 규범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막스 베버와 비슷한 성격을 띠는 측면이 있습니다만, 막스 베버가 훨씬 더 개인 삶의 의미의 변화 측면에 주목을 한다면, 뒤르켐은 사회 전체의 조직 그리고 그 사회에서 일종의 사람들 간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규범이 어떻게 바뀌는가? 그래서 그 과도기에서의 아노미, 무규범 상태를 넘어서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도시적 인간형들 간에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굉장히 유기적인 사회 조직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주목한 것이 뒤르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뒤르켐은 기본적으로 이걸 노동의 분화, 굉장히 고도의 사회가 조직이 분화되는 관점, 그런 분업의 고도화라는 관점에서 사회가 기계적 연대, 아주 단순한 상호관계망에서 굉장히 복잡한 유기적인 관계망으로 바뀌는 것으로 현대도시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죠.

세가지 관점으로 본 근대화 과정

어쨌든 이런 세 가지 관점이 기본적으로 유럽 사람들이 근대도시의 출현으로 대표되는 근대화 과정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방법이었는데, 여기서 사실 도시라는 것이 특화되어서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사람들이 볼 때 사회의 고전 3대 거장이 설명하는 방식은 인류사회의 굉장히 보편적인 특징이 산업혁명 이후에 이런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게 주로 도시라는 공간에서 중심으로 관찰이 된다는 것이지, 도시 그 자체에 대한 분석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런 변화가 본격적으로 도시라는 공간에 대해서 주목해서 연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 어디냐고 했을 때 그것은 미국에 건너가서 미국의 도시생태학, 생태주의 도시사회학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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